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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화 흑탄 한 광주리
황궁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였지만 일반 백성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녹록한 생활은 아니었다.

어서방 편전의 실내는 따뜻했다.
좋은 음식과 술이 있고 시중드는 궁녀와 태감이 있어 연경성 제일의 주루에서 식사하는 것보다 더 큰 호강을 누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돈 한 푼 내지 않고 공짜로…….
심균당과 목수기는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호강을 누렸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의기투합했다. 세이프게임
세상을 보는 견해도 서로 부합하는 면이 많았다.
심균당은 아주 즐거워하며 술잔을 들었다.
“형님, 우리가 많은 면에서 생각이 일치할 줄은 몰랐네요.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두 사람은 가볍게 술잔을 부딪쳤다.
심균당의 얼굴은 벌써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목수기가 말했다.

“포도주가 도수는 낮다고 하나 엄연히 술이라네. 세이프파워볼 술을 잘 마시지 않고 이런 술이 처음이라면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게 좋아.” 심균당은 술을 모두 입에 털어 넣은 후 미소를 지었다.
뺨에 옅은 보조개가 피어났다.


“위 공공, 제발 살려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을 테니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이, 이건 황제 폐하께서 상으로 내리신 흑탄이옵니다. 소인들은 훔치지 않았습니다. 폐하께서 성지를 내려…….” 하지만 옆에 있던 건장한 시위들은 궁녀들이 무슨 말을 하든 관심이 없다는 듯 강제로 끌고 가려고 했다.
두 궁녀가 변명해도 위 공공은 콧방귀만 뀔 뿐이었다.
“천한 것! 어디서 감히 황제 폐하의 이름을 들먹이며 벌을 피하려 하느냐. 겁대가리가 없구나! 어서 저것들의 입을 막아라.” 시위들이 두 궁녀의 입을 막았다. 그녀들은 눈물 콧물을 모두 쏟아 내고 ‘우우’ 소리를 내며 애걸했다. 불쌍하기 그지없었다.
심균당은 가까운 곳에서 모두 과정을 쭉 지켜보았다. 바닥에 엎드린 궁녀들의 손은 빨갛게 부어 있었다. 뺨과 귀에도 동상을 입은 것으로 보아 가장 밑바닥에서 천한 일을 하는 궁녀임이 틀림없었다.
두 궁녀는 가장 낮은 신분인 탓에 행동거지가 극히 조심스러웠다. 그런 그녀들이 위 공공에게 함부로 거짓을 고했을 리 없었다.
정황상 흑탄은 황제가 상으로 내린 것이 확실해 보였다.

심균당은 건청궁 서재에 있던 황제를 떠올렸다.
황제는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기 위해 창가에서 햇볕을 쬐며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도 겨울을 나기 힘든 말단 궁녀들에게는 흑탄을 양보했다.
순간 심균당의 마음이 몹시 아팠다.
위 공공이 나서는 바람에 두 궁녀는 흑탄을 빼앗기는 건 물론 목숨까지 부지하기 힘들게 되었다.
섭정왕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위 공공은 황제 진철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세이프파워볼
궁녀들이 끌려가는데 심균당이 갑자기 소리를 크게 질렀다.
“잠깐!”

궁녀들을 끌고 가던 시위들은 어리둥절해서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았다.
심균당이 낸 소리임을 알아차린 시위들은 약속이나 한 듯 위 공공을 빤히 쳐다보았다.
심균당이 오지랖 넓게 참견할 줄 몰랐던 위 공공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의식적으로 심균당을 한껏 비웃어 주고 싶었지만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은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위 공공은 영흥후를 대하는 섭정왕의 태도가 일반 신하들과는 크게 다르다는 걸 절실히 자각하고 있었다. 그의 속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짜냈다.
“영흥후 나리께서는 어떠한 가르침이 있으신지요?” 위 공공이 영흥후의 의견을 묻자 시위들도 동작을 멈추고 기다렸다.
심균당은 뒷짐을 지고 위 공공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위 공공은 사소한 일로 뭐 그리 크게 화를 내십니까. 고작 흑탄일 뿐이잖습니까. 위 공공도 말단에서 시작했을 테니 이들 하급 궁녀들의 고충을 잘 아실 거라 짐작합니다. 내가 궁녀들이 겨울을 날 수 있게 흑탄 열 수레를 보내 주겠습니다. 위 공공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신형사로 끌려가던 궁녀들은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위 공공을 바라보다가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살라 달라고 애원했다.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심균당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이고 자신들을 용서해 달라는 뜻은 분명했다.
위 공공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심균당이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말단 궁녀들을 구명하기 위해 그와 같은 조건을 제시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위 공공은 눈살을 더욱 찌푸리며 심균당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래도 모자랐는지 그는 대단하신 영흥후를 다시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심균당은 당당하게 서서 위 공공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세이프게임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다. 정신을 차린 위 공공은 시선을 옮겨 목숨을 구걸하는 궁녀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언뜻 처음 황궁에 들어왔을 때의 기억이 스치고 지나갔다.
집은 가난했고 형제는 많았다. 여덟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위 공공의 부모는 위전명을 거세해 황궁에 들여보냈다.
위전명이 황궁에 들어와 처음 겨울을 맞았을 때는 유난히 추위가 혹독했다.
고열로 시달리고 있을 때 늙은 궁녀가 흑탄 몇 덩이를 주지 않았다면 위전명은 그해 겨울에 죽었을 터였다.
위 공공은 시위들에게 손을 휘휘 저어 물러나게 했다. 그는 정색하며 목소리를 깔았다.
“썩 꺼지지 못할까!”
시위들은 서로를 잠시 쳐다보다가 한쪽으로 물러섰다.

죄를 용서받은 궁녀들은 허둥지둥 일어나 도망치려고 했다.
심균당은 궁녀들에게 소리쳤다.
“흑탄을 가져가야지!”
그제야 궁녀들은 용기를 내 흑탄을 광주리에 주워 담았다. 위 공공이 파워볼사이트 데려온 시위들이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자 조금 마음이 놓였다. 흑탄을 다 담은 후 궁녀들은 위 공공과 심균당에게 예를 올린 후 신속하게 그곳을 벗어났다.
위 공공은 심균당을 힐끗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이제 계속 가도 되겠습니까?”
심균당은 손을 내밀어 아무도 없는 복도를 가리켰다.
“공공께서 먼저 가시지요.”

위 공공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파워볼게임사이트 시위들과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
지체된 시간을 감안한 듯 걷는 속도는 더 빨라졌다.
섭정왕을 만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심균당도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냈다.
위 공공은 어서방으로 통하는 오솔길로 심균당을 안내했다.
1각도 지나지 않아 웅장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졌다.
심균당은 섭정왕이 왜 자기를 보자고 했는지 몰라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를 만나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심균당은 오는 길에 위 공공의 비위를 상하게 했기 때문에 그에게 섭정왕이 왜 오라고 했는지 묻기가 겸연쩍었다.

침묵할수록 위 공공의 뒤를 따라 걷는 그의 발걸음도 무거워졌다.
어서방 앞에 다다르자 심장은 더 빨리 뛰었다.
위 공공은 심균당을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영흥후께서는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소인이 들어가 말씀 올리겠습니다.” 심균당은 억지 미소를 짜냈다.
“그리하시지요.”
중무장한 병사들이 어서방 앞은 지키고 있어 파워볼실시간 심균당은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고 얌전히 기다렸다.
잠시 후 위 공공이 어서방에서 나왔다.
심균당은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 위 공공이 말하길 기다렸다.

위 공공은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말했다.
“영흥후 나리, 전하께서는 조금 전 급한 일이 생겨 출궁하셨다고 합니다.” 위 공공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창백하던 심균당의 얼굴에 혈색이 돌아왔다.
심균당은 뜻밖의 기쁨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말입니까? 그렇다면 저는 먼저 가 보겠습니다. 며칠 내로 전하를 뵈러 서왕부로 가겠다고 말씀 좀 전해 주십시오.” 심균당은 곧바로 자리를 뜨려고 했다.
하지만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시위들이 검을 들어 앞을 가로막았다.
“영흥후 나리, 급한 볼일이라도 있으십니까? 뭘 그리 서두르시는지요. 소인은 아직 할 말이 남았습니다.” 순간 심균당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그는 감정을 추스른 후 따뜻한 미소를 유지한 채 말했다.
“아직 할 말이 남았다고요?”
“전하께서 명하셨습니다. 영흥후 나리가 오면 전하가 올 때까지 기다리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만약 날이 어두워져도 돌아오지 못할 것 같으면 사람을 보낼 것이라 말씀하셨답니다. 그때 그들이 나리를 집까지 모셔다 드릴 것입니다.” ‘염라대왕이 그 같은 명령까지 내리고 떠났을 줄이야…….’ 섭정왕의 명령은 성지와 같아 아무도 거역할 수 없었다. 더구나 겉으로 배려해 주는 척하는 명령은 더더욱 그랬다.
심균당은 잠시 어금니를 악물었다.
“말씀 전해 주어 감사합니다. 전하께서 명하셨으니 당연히 기다려야겠지요.” 위 공공은 심균당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음산하게 웃었다.
“영흥후 나리는 아버님보다 훨씬 처세에 능하십니다. 흐흐흐.” 위 공공의 웃음소리는 무척 괴기스러웠다.

심균당은 내심 불쾌했지만 그에게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위 공공도 심균당이 못마땅했지만 섭정왕이 각별히 생각하는 사람이라 할 수 없이 치미는 화를 꾹 눌렀다.
“그렇다면 소인을 따라오시지요. 쉴 곳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위 공공이 탐탁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무리 젊은 영흥후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위 공공은 섭정왕이 출궁 전에 명령한 것이라 접대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
황궁을 나갈 수 없게 된 심균당은 위 공공을 따라 어서방의 편전으로 들어갔다.
어서방에는 지난번에 와 본 적이 있었다.
섭정왕이 일하는 곳은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이곳이야말로 황제에게 어울리는 서재였다.
심균당에게 어서방의 편전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편전은 어서방처럼 웅장하지는 않았지만 내부 장식이 고급스럽고 아기자기한 멋이 있었다.
구석구석에 화로가 놓여 있고 난장도 때고 있어 실내는 봄처럼 따뜻했다.
고급 숯을 사용하는 덕분에 연기도 나지 않았다.
음산한 건청궁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심균당은 차갑게 웃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염라대왕 같으니! 정작 자기는 온갖 호사를 다 누리면서 황제를 학대하고 구박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군!’ 위 공공은 심균당을 편전에 들게 한 후 말했다.
“이곳에서 쉬고 계십시오. 전하께서 돌아오시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심균당은 실내를 훑어보았다.
장의자가 하나 있었고 그 앞에는 산수화가 수놓인 병풍이 있었다.
바닥에는 두꺼운 페르시아 양탄자가 깔려 있었다.
벽에 붙어 있는 의자에는 등받이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평소에 휴식을 취하는 공간다웠다.
섭정왕이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심균당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수고하셨습니다.”
“별말씀을요. 그럼 소인은 이만…….” 위 공공은 편전을 나갔다가 잠시 후 태감 대여섯 명을 데리고 다시 들어왔다.
각자 쟁반을 든 태감들은 심균당 앞에 놓인 탁자에 음식을 차렸다.
한 태감은 탁자 옆에 놓인 작은 화로에 불을 피워 술을 데웠다.
위 공공은 퉁명스럽게 설명했다.
“오시가 되어 소인이 점심을 준비했습니다. 전하를 기다리셔야 하니 요기를 좀 하시지요. 화로에 올린 건 서쪽의 소국에서 진상한 포도주입니다. 향이 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질 것입니다.” 술을 데우던 태감은 작은 접시를 들고 음식을 조금씩 덜어 맛을 보았다.
물론 데운 포도주도 마셨다. 그 태감은 음식을 모두 먹어 본 후 물러났다.

심균당은 태감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입을 씰쭉거렸다.
“감사합니다.”
위 공공은 억지 미소를 짜냈다.
“소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만 나가 보겠으니 무슨 일이 있으면 이곳 태감을 소인에게 보내십시오. 소인은 편전 곁방에 있겠습니다.” 위 공공은 이내 편전을 나갔다.
넓고 따뜻한 어서방 편전에는 이제 심균당과 젊은 태감 둘만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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