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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장주님…. 별래무양하셨습니까?” “진 소협!” “얼굴은 꽤 좋아 보이십니다?” “껄껄껄! 입담 한 번 여전하시구려. 나는 잘 지냈소. 진 소협은?” “저도 잘 지냈습니다. 장주님 보고 싶어서 좌불안석이었던 것만 빼면 말이죠.” “허허헛!” 오랜만에 상봉한 소어와 연 장주.
두 사람은 기꺼운 마음으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잠시간 담소를 나누었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던 중….
이윽고, 소어에게서 감숙교당의 토벌과 혈마로 인한 치명상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은 연 장주의 얼굴에 짙은 근심이 서렸다.


“저런…. 그런 일이 있었구려.” “네. 덕분에 토벌이 성공적으로 끝난 셈이니 괜찮긴 합니다만.” “쯧쯧. 그런 궤변이 어디 있소? 천하를 구하고 세상을 구하면 무엇하오? 영웅이 되어, 세인들의 추앙을 받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오. 몸이 건강해야지. 건강이 최고라는 거 모르시오?” 연 장주가 근엄한 표정으로 소어를 나무랐다.
‘의원은 의원이시네.’ 그런 연 장주를 보며 소어는 슬쩍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서 온 거 아닙니까, 장주님. 저…. 치료해 주실 파워볼사이트 거죠?” “당연한 말을! 어서 병사로 갑시다.” 연 장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어를 약방으로 데리고 가서 침상에 눕힌 뒤, 진맥을 시작했다.


“음……. 세상에 이런 경우는 처음 보았소.” 망진(望診)과 문진(聞診)·문진(問診)·절진(切診)에 해당하는 모든 진단법으로 한참이나 소어의 몸을 예리하게 살핀 연 장주가 나직한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그러자, 옆에 시립 해 있던 전우치가 걱정스런 음성으로 물었다.
“연 장주님. 어찌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겁니까?” “아니오. 외려 상태가 너무 좋아 놀랄 지경이외다. 진단 결과, 진 소협은 혈맥의 손상이 심각하오. 대개 이런 경우는 병자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기혈이 뒤틀려 오장에 사기가 침범하기 마련. 그러면 건강한 사람이라도 십중팔구 비명횡사하오.” 전우치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상태가 좋다는 말은 희소식이지만, 이런 경우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말은 섬뜩한 한 마디였으니까.
하나 소어는 달랐다.
소어는 이미 촌 동네 의원 뺨칠 정도의 의술을 체득했기에, 대번에 연 장주의 말을 알아들었다.
“아무래도 우치 형이 술법으로 활기를 북돋아 주는 한편, 소림의 대환단과 북해의 삼화빙백정을 복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지 않았다면 제 회복력이 아무리 탁월해도 이렇게 멀쩡할 순 없었겠죠.” 소어의 말을 듣고야, 연 장주는 알았다는 듯, 고갤 끄덕였다.
“소림의 대환단이나 북해의 삼화빙백정이라면 천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보물이니 그럴 만도 하구려.

” “연 장주님. 빨리 치료가 될까요? 저도 의술에 아는 바가 파워볼게임 있지만 손상된 혈맥을 잇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 텐데….” “그 부분은 걱정마시오, 진 소협.” “……장주님?” “손상된 혈맥을 복구하는 게 내 전문 분야니까 말이오.” 연 장주가 엷은 웃음기를 띤 채로, 소어를 바라보았다.
“여윽시! 우리 장주님…. 의술로는 천하제일이시라니까.” 연 장주의 확언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소어가 너스레를 떤다.
“진 소협. 대신….” “?”
“좀 많이 아플 거요.” “그게 무슨?” “손상된 혈맥을 잇기 위해서는, 장침을 사용해야 하니까 말이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 장주가 침구함에서 기다란 쇠붙이를 꺼내 들었다.
“헉…” “헙!”
소어와 전우치가 경악한 얼굴로 동시에 헛숨을 들이마셨다.
‘저게 침(針)이야? 검(劍)이지. 미친!’ 소어가 어찌 알았겠는가.
당최 검인지 침인지 구분 안 되는 저 쇠붙이는 오직 청해 만주장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연씨 일가’의 고유 장침이었단 사실을.


예상대로, 소어의 기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연 장주는 직접 환자를 보살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만주장엔 신의(神醫)라 불리기에 부족함 없는 의원들이 널리고 널렸으니까.
하나 연 장주는 직접 며칠 간이나 두 시진마다 직접 시침(침을 놓는 행위)을 하고, 뜸을 뜨며, 탕약을 끓여 바치는 등, 열과 성을 다했다.
게다가 청해 만주장에서만 제조 가능한 고약을 소어의 환부 곳곳에 붙여, 아직 채 다 붙지 못한 골절마저 깔끔하게 다스렸으니….
‘됐어. 이젠 각성의 힘까지 끌어낼 수 있겠다.’ 치료받은 지, 정확히 7일째 되던 날.
소어는 이전과 같은 내력의 운용이 가능해진 것을 깨달았다.
“장주님. 몸이 완벽하게 돌아온 것 같아요.” “그럴 거요. 실제, 손상된 혈맥 대부분이 복구되었으니까. 하나 한 며칠은 본가에 머물면서 정양에 힘쓰도록 하시오. 완치란 치료가 끝난 뒤 예후를 살피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법이니까.” “그리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내력을 폭사시켜도 되는 거겠죠?” “그러하오. 외려, 회복의 척도를 가늠하는 시험이 될 수 있을 테니, 한 번 있는 대로 내력을 일으켜보시오.” 윤허가 떨어지기 무섭게 소어는 인근의 깊은 산중을 찾아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기왕 내력의 운용을 시험하기로 했으니, 각성 상태의 힘을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잠시 후….

고오오……!
하단전 깊숙이 침잠해 있는 [태청무극신단]과 [금강동인신단]의 엔트리파워볼 힘을 동시에 일으키는 한편, 태경력을 최대로 끌어올리자 신형 주변에서 강력한 기의 파동이 번져 나갔다.
일순, 대기가 뒤틀리고 주변 사물이 압축되는 현상이 일어났는데, 마치, 시공을 으스러뜨리는 듯한 진귀한 광경.
스으으…….
소어의 백회혈에서 새하얀 김이 모락모락 솟아올랐다.
이윽고, 얼굴은 대춧빛으로 물들었고 감았던 눈을 뜨자, 두 눈에선 청록의 광채가 어두운 산중의 지근거리를 환하게 밝힐 정도로 폭사 되었다.
‘각성의 돌입이 외려 이전보다 더 쉬워졌잖아?’ 신기한 일이다.
각성의 돌입하기 위해서는 소어조차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하여 일정 시간을 투여해야 했다.
한데 지금은 각성의 힘이란 게 본래 소어의 체내에 완전히 축적된 것처럼 무리 없이 발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두 가지 경우의 수.
하나는 목숨을 담보로 하고 선천지기를 끌어올리는 것.

다른 하나는, ‘내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거야.’ 소어의 경우는 후자였다.
‘대환단과 삼화빙백정을 복용한 덕분이야.’ 소어는 내력 EOS파워볼 상승의 원인을 영약의 복용으로 여겼다.
그럴 수밖에….
의식을 잃었을 때 복용한 대환단과 삼화빙백정은 그저 그런 영단이 아니었으니까.
대환단은 소림의 본산 제자 중, 무공의 자질이 매우 뛰어난 이들에게 단 한 번 주어지며, 방장의 재목이나 광원 같은 신승에게도 두 번 이상은 제공되지 않는 귀하디귀한 영단.
게다가, 삼화빙백정은 제조 방법이 실전된 상태라, 사실 더 이상 생산 자체가 불가능한 기보였으니 그런 영단을 흔쾌히 내어준, 소림과 북해에 소어는 다시 한번 감복했다.
‘음… 소림에는 시주 한 번 거하게 해야겠고… 북해에는 뭐. 어차피 나랑 한솥밥 먹는 식구들이나 다름없으니.’ 은혜를 베푼 자에겐, 더 큰 은혜를.
원수에겐 지옥을 선사하는 인간이, 진소어다.
반드시 소림과 북해에 결초보은하겠단 다짐을 하며 폭발할 듯한 내력에 의식을 맡겼다.
‘운이 좋군.’ 힘이 넘쳐흘렀다.

갑자를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내력이 극에 달한 소어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다시 한번 개안한 느낌을 받았다.
‘이 정도면 공승대사와 비교해도 내력의 총량에서 뒤지지 않을 거야. 어쩌면 더 막대한 내력을 방출할 수 있을지도.’ 소어의 생각은 망상이 아니었다.
사실 현재, 소어의 내력은 과거, 투신 모용천에 필적할 정도였으니까.
모용천이야 오랜 시간 고련을 통해 내력을 쌓았지만, 소어는 어릴 적부터 스승과 천마를 통해 각종 영약을 복용한 데다, 귀곡산장의 시련을 극복하고 [태청무극신단]과 [금강동인신단]이란 인세에 존재하지 않는 영단마저 섭취한 상황.
더불어, 외부인으로선 전례가 없는 대환단의 2회 복용과, 설산거신의 내단, 북해의 삼화빙백정을 취했으니, 역사를 통틀어 소어처럼 운이 좋은 사람은 단언컨대, 전무후무할 터였다.
그때.
[귀곡산장의 주인이여…. 그대는 제3방의 시련에 도전하겠는가?] ‘?!’
소어의 뇌리에 익숙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인간의 육성이 아닌, 하늘의 전성처럼 마음에 각인되었는데….
‘제3방의 시련이 지금 나오다니!’ 귀곡산장의 최종 시련.
말인즉슨, [만류귀종신단]이 잠들어 있는 마지막 시련이 소어에게 펼쳐지려는 것이었다.
‘제3방의 시련은 생사경의 깨달음을 얻어야 찾을 수 있다고 했던 거 같은데. 그래서 어쩌면 평생 다다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늘….’ 일순, 소어는 의문과 혼란의 송두리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귀곡산장의 주인이여…. 그대는 제3방의 시련에 도전하겠는가?] 전성은 닦달하듯, 계속해서 울려 퍼졌고….
‘나는…….’ 소어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더 강해져야 해.’ 지금껏 귀곡산장의 시련을 극복할 로투스바카라 때마다 소어는 놀라울 정도로 성장해왔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특히 제2방의 시련에서 경험했던 환영의 18 금강동인과의 사투는 다시 떠올려도 끔찍했으니까.

하지만,
‘인생 뭐 있냐?’ 천하에서 가장 겁대가리 상실한 인물을 꼽으라면, 그게 바로 소어였고 ‘뒤지는 한이 있더라도 가 보는 거야.’ 소어 사전에 후퇴란 존재하지 않았다.
소어는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살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은.
“제3방의 시련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강해져야 할 때였다.
‘혈마, 영감탱이. 기다려라. 다시 만나는 날, 모가지를 비틀어줄 테니까.’ 생애 두 번째 패배를 안겨다 준 혈마.
소어는 그를 죽이기 전까진, 발 뻗고 편하게 잘 수 없을 터였다.
그리고….
원래 소어는 복수에 강한 사람이다.


‘이게 무슨……!’ 놀라운 현상이 일어났다.

제3방의 시련에 도전하겠다며 말하기 무섭게.
‘몸이 굳어버리잖아?’ 소어의 신형은 목석처럼 굳어,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눈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처음과 같이 가부좌를 튼 채로,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 소어의 시야에 찬연한 백색 광채가 터져 나왔다.
‘…….’ 광채는 거스를 수 없는 힘을 담고 있었다.
소어는 저도 모르게 넋을 놓고 말았는데, 이내 백지처럼 펼쳐진 시야에는 하늘의 별 무리가 낙하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어…’ 동시에.
의식이 점멸을 일으키다, 퍽 꺼지고 말았다.


“여긴….” 보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풍경.
소어의 눈앞에는 도저히 인간세계라고 볼 수 없는 이질적인, 이계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하나, 소어는 심혼이 굳건한 오픈홀덤 사람답게 이내, 낯선 세계가 환영. 그것도, 몽중(夢中)임을 깨달았다.
‘그래. 이건 확실히 꿈이다. 몽환적인 느낌과 잿빛으로 도배된 세상. 꿈이 틀림없어.’ 그러나 환영이든 꿈이든.
귀곡산장의 시련은 항상 현세와 같은 법칙을 따르기 마련.
말인즉슨, 이곳에서의 죽음은.
‘실제로도 죽겠지.’ 현세에서의 죽음을 의미했다.
‘어떤 시련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정신 바짝 차려야 해.’ 그렇게 굳은 각오를 다질 때….
마치 태산을 보는 듯한 엄청난 크기의 와불상이 소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짜 어마어마하네.’ 형용이 아니었다.

그 와불상은 실제로, 거대한 산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믿을 수 없는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상의 가장 높은 곳에 두 인영이 꼿꼿이 선 채, 소어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저것들은 뭐야?’ 두 인영은 초로의 노인과 난쟁이 같은 작은 키에 두터운 갑주를 걸친 소동이었다.
하지만.
‘……저거 사람이 맞아?’ 안력을 돋우어, 난쟁이를 자세히 들여다본 소어는 기함하고 말았다.
“원숭이잖아?!” 난쟁이는 바로 사람이 아닌, 원숭이였기 때문.
「보잘 것 없는 인간 주제에 감히 여길 기어들어 와?」 소어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원숭이가 사람의 언어로 말을 내뱉은 까닭.
게다가 표정이며 몸짓이며 어투며.
오만방자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18 금강동인은 그래도 사람 모습의 환영이었지.

이젠 하다 하다, 잔나비 새끼랑 붙어야 되나?
소어가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원숭이의 입이 다시금 열렸다.
「본좌의 성지인 화과산에 오른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화과산?
아예 제천대성이라고 하지 그러냐, 원숭이 새끼야.
“하……. 하다 하다 진짜, x발.” 장탄식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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