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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 본청“맹주님. 장강수로채에서 객(客)들이 찾아왔습니다.” 오시(午時) 무렵.
집무에 여념 없던 홍련사태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늘상 있는 일이었다.
맹주 임기 초반은 흑백정사를 막론하고 상단이나 관료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으레 찾아와 각종 이권이 문제나, 정치적 사안을 성토하는 게 일상다반사였다.
“장강수로채에서? 수로왕이 직접 당도한 겐가?” “…아닙니다.” “하면?” “제가 몇 번이나 물었으나, 맹주님을 직접 뵙고 말씀드린다 하여…” “???” “일단… 한 번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순간, 홍련사태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뭐 때문에, 수하가 이토록 당혹스러워하는 걸까?

“음… 어디 한번 가보세나.” 하나 방문자들을 만나자마자, 그녀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무슨?!’ 홍련사태의 눈앞에 머리카락이 쥐어뜯긴 대머리 사내 3인과 정수리에 혹이 산봉우리를 연상시키는 사내 하나가 밧줄에 꽁꽁 묶은 채 나타난 것이었다.
‘설마 장강수로채에서 소림을 공격한 건가?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오죽했으면 대머리 사내들을 보며 이런 생각까지 떠올렸을까.
“귀하들은?” 황당함에 객(客)에 대한 예의도 잊고 홍련사태는 냉랭한 물음을 파워볼실시간 던졌다.
그러자, 허리춤에 박도(朴刀)를 찬, 중년인이 포권지례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무림맹주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희는 대(大) 장강수로채의 무사들이고, 포박된 이들은 동창의 잔당들입니다.” ‘아……!’ 그제야 홍련사태는 방문자들이 귀인임을 알아차렸다.
“아! 장강수로채의 고수분들이셨구려. 일단 저들은… 본맹에서 잡아둘 터이니, 귀하들은 안으로 드시지요.” “감사하외다.” ***
홍련사태는 장강수로채 인물들로부터 별다른 말을 듣지 못했다.
대신 그들은 한 장의 서찰을 건넸는데….
서찰은 바로 소어로부터 전해진 것이었다.

「맹주님께.
홍련 할머니. 소어입니다.
묘선이에게 들으셨겠지만, 저는 <규화보전>이란 비급과 동창, 백련교 간의 암약 정황을 확보하기 위해 동창의 접선 장소인 하북 산장을 급습하였습니다.
그 결과, 한 태감을 비롯한 동창 잔당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한 태감은 지둔술이란 술법을 이용, 탈출한 상태입니다.
압송한 동창 잔당들로도 많은 증언, 증거를 취합할 수 있을 테니, 취조를 마친 후, 그들을 다시 관으로 이송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백련교>를 탄압하고 뿌리 뽑을 계획입니다.


강녕하시고 차후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추신 : 규화보전은 확보하였으나, 서책 전면이 천축 범어로 구성된바, 번역 후, 묘선에게 전달할 생각이에요.
규화보전이 절세 신공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구음절맥에 파워볼사이트 탁월하다고 하니, 할머니와 묘선이의 섭생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모용세가 대제자, 진소어 직인-」 서찰을 읽은 홍련사태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설마 했는데 소어가 진짜 한 태감을 급습하여 동창을 소탕하고 <규화보전>을 탈취할 줄이야….
말이 쉽지, 이건 개인이 해낼 수 없는 일이다.

<동창>이 어딘가?
황실의 제2대 무력집단이다. 파워볼게임사이트
어지간한 중소방파의 전력을 쏟아부어도 그들을 소탕하는 건, 불가능할 터인데….
게다가 한 태감은 규화보전이란 절세 신공을 익힌 극강의 고수.
그 모두를 단신으로 제압하고 목적을 달성한 소어의 추진력과 결정력, 더불어 놀라운 무위까지.
홍련사태는 소어를 떠올리며 뭉클해지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투신 어르신. 보고 계십니까? 소어가 이렇게나 멋지게 자라주었습니다! 무공만 강한 게 아니에요.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혜안과 고운 심성은 감격스러울 정도입니다. 투신 어르신. 부디 선계에서 소어를 더욱 굽어살피소서….’ 홍련사태의 입꼬리가 만개한 꽃처럼 화사하게 피어올랐다.
“호호호! 아무튼 장강수로채의 영웅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본맹에서 접대를 아끼지 않을 터이니, 여독을 푸시고 편안히 쉬시다 돌아가시지요.” “감사합니다, 맹주님.” “한데… 아까 보니 잔당들 중 세 사람은 머리카락이 다 뽑혀 있던데… 혹, 정보를 캐기 위한, 고문술 같은 걸 시전한 것인지요?” 사실 홍련사태는 이점이 아까부터 궁금하던 참이었다.
하나 그녀는 이내 자신의 호기심을 자책해야만 했다.

장강수로채 인물들의 입에서 듣기 싫은, 들어선 안파워볼실시간 될, 불편한 진실이 쏟아진 탓이다.
“그… 그건 말입니다, 맹주님.” “네?”
“진 소협이… 그냥 심심해서 뽑아버렸다고 하더군요.” “???” “저희도 거칠기로는 천하에 둘도 없는 해적이지만… 진 소협은… 험험! 제가 괜한 이야기를 한 것 같군요. 그럼 이만!” 장강수로채 인물들이 장내를 나선 후에도 홍련사태는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투신 어르신…. 아까 한 말은 취소입니다. 끙…….’ ***
-우리 돈벼락 맞았습니다!
‘…….’ 소어의 한 마디.
처음에 육정란은 그러려니 했다.
소어가 외지로 출타할 때마다, 대박 사건을 물어오는 건, 이제 익숙해진 까닭이다.
그러나.
척-
“헉…!” 척-
“으아니…?!” 척-
“……!” 소어가 신기목갑에서 하나둘씩, 전리품(?)을 끄집어낼 때마다, 육정란의 눈은 경악으로 까뒤집어졌다.
“……소어야. 이게 다 뭐야?!” 놀란 것은, 육정란만이 아니었다.
묘선은 생전 구경조차 못 해본, 갖가지 진귀한 보석과 금원보 앞에 얼굴이 푸르뎅뎅해졌다.
무엇보다, ‘신기목갑’의 신비한 용도에 아연실색한 모양.
“그게 말입니다…….” 소어는 그간의 사정을 상세히 알려주었다.

육정란은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고위 관료인 한 실시간파워볼 태감이 이만한 부정자산을 축재했다는 점에서 치를 떨었고, 묘선은 그가 ‘지둔술’이란 술법을 활용해 소어의 손아귀를 벗어났다는 소릴 듣고 경악했다.
잠시 후….
소어의 말을 모두 육정란이 돌연,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진 공자. 그럼 우리 제대로 판을 키워볼까요?” ***
날이 어둑해질 무렵, 묘선은 분타로 돌아갔고, 모용백과 포 선생 또한 세가의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다.
이제 청아루엔 소어와, 대총관, 육정란만이 남게 되었는데, 비로소 제대로 된 ‘꾼’끼리의 회의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진 공자. 이 돈은 한두 푼이 아니에요. 그간 우리가 설빙석 유통이나 모용세가의 증축 공사에 있어 점진적인 방향을 모색한 연유는 자본의 한계 때문이죠. 하나, 이 돈이면 모용세가의 별관 건물을 더 늘릴 수 있을뿐더러, 중원 최고의 실력을 갖춘 광부와 기술자들을 고용, 사업 진척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거예요.” 일견, 일리 있으며 탄탄한 논거를 갖춘 육정란의 의견이었다.
소어도 십분 공감했기에 고갤 끄덕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심 걱정도 들었기에 소어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좋은 생각이세요. 하나, 그렇게 된다면 훨씬 더 많은 인력이 충원돼야 할 거고, 심력도 적잖이 기울여야 할 텐데. 당장 본가에 사업을 이끌만한 분은 대총관님 한 분이시니, 그게 순탄하게 흘러갈까 모르겠네요.” “호호홋! 진 공자. 제가 있잖아요?” “육 소저께 기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판이 이렇게 커지는데, 언제까지 신세를 지겠어요?” “어머머머머? 뭐야, 뭐야?! 은근슬쩍 선 긋기 하시는 거예요? 나는 이미 설빙석 유통 사업에 손을 댄 순간부터, 모용세가와 같은 배를 탄 거라 여겼는데? 이게 말로만 듣던 토사구팽?” 육정란이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너스레를 떨었다.
소어가 미소를 머금었다.


“하하. 역시, 우리 육 소저 입심은 당할 수 없다니까! 정녕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거예요?” “두말하면 잔소리. 이제 와서 발 뺄 생각일랑 접어두세요. 깔깔깔.” “고마워요, 육 소저. 진심입니다.” “고맙긴요. 저도 다 생각이 있어서 모용가의 일을 돕는 파워볼사이트 거니까. 후일, 모용가가 강호 무가 중 가장 번성한 가문이 되면 그땐 알죠?” “제가 또 은혜 갚기로 소문난 진소어 아닙니까?” “은혜니 뭐니 하는 감성적인 말로 포장할 필요 없어요.” “네?”
“나중에 잘 되면 그냥 돈으로 보답하라구요. 호호호!” “앗! 하하하.” “껄껄껄! 천하의 우리 공자님도 육 소저껜 한참 못 미치는군요!” 육정란의 한마디에 장내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고조되었다.
하나 조금 전, 그녀가 한 말은 농담이 아닌 진심이었다.
육정란이 본, 모용세가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했다.
정확히 말하면 소어의 잠재력이겠지만.
‘진 공자는 동년배 천하제일을 논하는 고수인데다, 영악하고 영특하기까지 해. 게다가 돈 욕심도 많고. 진 공자가 존재하는 한, 모용세가는 머지않아 남궁, 당문, 제갈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세가로 거듭날 거야.’ 물론 아직은 까마득한 일이다.
남궁, 당문, 제갈세가는 기천 년의 역사를 가진 가문으로 수천 명에 달하는 인원과 거대한 규모, 웬만한 상계가는 뺨을 후려칠 정도의 자산을 보유한 곳 아닌가.
그에 반해, 최근 급성장하긴 했지만 아직 온전한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모용세가가 그들을 단숨에 따라잡는 건 아직 요원하기만 했다.

그러나.
“육 소저의 판단이 옳았다는 걸, 증명할게요. 반드시!” 거듭 확신에 찬 소어의 모습을 볼 때마다 육정란은 막연한 신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무릇 대망(大望)은 항상 막연하게 이루어지는 법이다.
“건투를 빌어요, 진 공자!” ***
이튿날.
대원전장대원전장은 요령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
특히 수많은 야업 종사자들과 건축업자들의 예금을 관리하였는데, 장주는 젊은 시절 관직에 몸을 담기도 했고 각 부서를 담당하는 7인의 각주들은 저마다 토목, 관광, 요식, 도박, 운송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한 경험을 살려 인맥과 연줄이 탄탄했다.
그런 대원전장에 금일, 큰손이 찾아왔다.
전장에서 일컫는 ‘큰손’이란 보통, 많은 재산을 맡긴 고객을 의미한다.

하나 현재, 장주의 눈앞에서 코를 후비적거리는 ‘큰손’은 돈을 맡기긴커녕, 외려 돈을 강탈(?)해간 인간이었다.
물론 여러 의미에서 이 인간 역시, 큰손이긴 틀림없기에 대원전장 장주는 접대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하하. 진 공자. 심양에서 공수해 온 차입니다. 맛이 어떠한지요?” 장주가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로 일관하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해석하자면, -대체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찾아온 거요? 설마, 저번처럼 ‘무이자’ 같은 궤변을 늘어놓으며 돈을 요구하진 않겠지요?!
그러했지만 그런 본심은 깡그리 지운 채였다.
“나 같이 사업하는 사람이 전장에 올 이유가 뭐 있겠어요? 돈 때문이지.” 큰손은 바로 소어였고, 소어는 뻔뻔하게도 자신을 아예 ‘사업가’라 소개하며 입을 열었다.
‘……!’ 일순, 장주의 이마와 등골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하… 하하… 공자께선 강호무림인 아닙니까? 한낱 재물에 혈안이 되어 허황된 것을 좇는 저 같은 돈벌레나 장사치들과는 근본부터 다른 공.명.정.대하시고도 정의로운 분이신데, 어찌 스스로를 사업가라 하십니까요?” “응, 맞아요. 그 돈벌레가 바로 접니다. 저 돈 좋아하구요. 제가 장주님께 무림인일 필요는 없죠.” ‘x발!’ 어이없는 소어의 한 마디에 장주의 이맛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러나.

“하하하!” 난데없이 소어가 대소를 터뜨렸다.
“크크큭. 장주님! 솔직히 말씀해보세요. 제가 또 돈 내놓으라고 할까 봐, 놀라셨죠?” “앗… 진 공자.” “장난이에요, 장난. 저도 사람인데 그러려고요. 요령의 경제를 책임지시는 분인데. 친해지고 싶어서 농담 한 번 던져본 거예요.” 넌 인마, 친해지고 싶어서 사람 가슴에 대못을 박냐?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려는 말을 애써 집어삼킨 장주가 안면에 억지스런 웃음을 내걸었다.
“하… 하하… 그렇군요… 저도 진 공자와… 친해지고 싶군요…” “장주님.” “네?!” 철컥-
일순, 탁자 위에 금원보가 촤르륵 펼쳐진다.
장주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잘~ 쓰고 갑니다, 장주님! 다음에 또 뵐게요!!” 그러고는 부리나케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소어.
장주는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지… 진 공자! 어디 가십니까? 오신 김에 식사라도 하고 가시지요!!” 그 순간.
획.
몸을 돌린 소어가 씩 웃으며 한 자, 한 자 또렷하게 내뱉었다.
“돈.쓰.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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